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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리뷰

두려움을 마주한 팔라딘, 철녹산의 왕을 논하다

by 월선네 2025. 4. 28.

 

변경의 팔라딘: 철녹산의 왕 관련 영상

 

팔라딘: 철녹산 감상기

드디어 '변경의 팔라딘' 두 번째 이야기 다 봤다! 1기도 재밌었는데, 이번 '철녹산의 왕' 편은 정통 판타지의 진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았어. OLM이랑 선라이즈 비욘드가 공동 제작했다는데, 영상이고 스토리고 하나도 아쉬운 구석이 없었어. 12화짜리라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분량이면서도 이렇게 알찬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게 놀라웠지. 요새 판타지물 많이 나오지만, 이렇게 올드스쿨한 감성을 충실히 살리면서도 독특한 매력이 있는 작품은 드문 것 같아서 더 반가웠어. 왜 이 시리즈가 팬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지, 철녹산에서의 윌리엄 일행 모험을 따라가 보고 나서야 '아, 이래서구나' 싶더라고. 오늘은 내가 왜 이 애니에 빠져들었는지, 내 눈에 띈 포인트들을 솔직하게 풀어볼게. 무거운 정통 판타지 분위기 좋아한다면 이 작품 진짜 취향저격일 거야!

멸망한 왕국의 서사

'변경의 팔라딘'의 이어진 이야기는 한때 번영했다가 지금은 폐허가 된 드워프들의 수도, 철녹산이 주 무대야. 이곳은 원래 견고한 건축 기술이랑 풍부한 광물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사룡 바라키아카한테 점령당해서 마물들이 들끓는 위험지역이 됐어. 주인공 윌리엄이 동료 메넬이랑 숲에서 이상한 마물 움직임을 발견하고 조사하다가, 철녹산에서 비롯된 위협이 세상을 뒤흔들 거란 경고를 듣게 돼. 그 위협의 근원이 바로 사룡 바라키아카라는 걸 알게 된 윌리엄 일행은 목숨 걸고 드워프 왕국으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하게 되지.

난 이 설정부터가 심장 쿵쾅거리게 하더라고! 옛날 판타지 소설에서나 볼 법한, 용한테 집 빼앗긴 종족의 슬픈 이야기랑 소수의 용감한 모험가들이 거대 악당과 맞서는 구도가 너무 매력적이었어. 특히 사룡 바라키아카가 그냥 멍청하게 부수기만 하는 괴물이 아니라, 머리 좋게 윌리엄이랑 대화하면서 심리전 펼치는 장면들이 예상 밖의 깊이를 더했지. 단순히 힘으로만 부딪히는 게 아니라, 말로도 긴장감 조성하는 연출이 인상적이었어.

그리고 제일 좋았던 건 사룡과의 최종 전투 풀어낸 방식이었어. 상식적으로 압도적으로 센 상대랑 정면으로 붙어서 이기긴 어렵잖아. 근데 이 이야기는 그런 억지스러운 전개 대신 진짜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했어. 윌리엄이 그레이스필한테 받은 축복, 철녹산의 특수한 지형이랑 튼튼한 드워프 건축물 활용하고, 어릴 때 삼영걸(언데드 아빠 블러드, 유령 마리, 스켈레톤 거스)한테 배운 모든 지식, 순발력까지 총동원해서 전략적으로 싸움을 끝내는 모습이 정말 좋았어. 압도적인 힘 차이에도 불구하고 지혜와 철저한 준비, 환경 이용해서 이기는 과정이 진짜 설득력 있었고, 판타지 전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본 느낌이었지.

이렇게 망한 드워프 왕국의 비극이랑 사룡이라는 위협, 그걸 해결하려는 주인공들의 여정은 정통 판타지 서사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자기만의 색깔을 잘 보여줬어. 폐허가 된 드워프 왕국의 웅장함과 그 안에 도사린 위험, 윌리엄 일행이 그곳 탐험하면서 만나는 악마들과의 전투 묘사도 정말 잘 그려졌어. 그냥 던전 탐험하는 것 넘어서, 망한 문명의 흔적 보면서 느껴지는 비극적인 느낌까지 담아내서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들었지.

'용기'에 대한 깊은 탐구

'변경의 팔라딘'의 두 번째 파트가 계속 던지는 핵심 주제는 바로 '용기'야. 작품은 여러 인물들 통해서 "진짜 용기가 뭔가?"라는 물음을 파고들어. 윌리엄은 어릴 때 아빠 브레드한테 드워프들이 용기의 의미를 제일 잘 아는 종족이라는 얘기 들으며 자랐어. 반면, 드워프 왕가의 후예 루는 겉으로는 강해 보여도, 실제로는 극한의 공포나 생사의 위협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용기'라는 단어의 무게를 제대로 몰라.

루는 윌리엄을 '엄청 용감한 영웅'이라고 추켜세우지만, 정작 윌리엄 자신은 자기가 정말 용기 있는 사람인지 확신이 없어. 평생 사룡 같은 압도적인 두려움 주는 존재랑 싸워본 적이 없었거든.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게 용기라고 생각했던 윌리엄은, 자기가 느껴보지 못한 감정에 대해 용기라는 말을 붙이는 게 맞는지 혼란스러워해.

사룡이랑 싸우러 철녹산으로 가는 그 위험천만한 여정 내내, 윌리엄 마음속에는 '용기'라는 애매한 개념에 대한 고민이 떠나질 않아. 심지어 그를 누구보다 아끼는 그레이스필도, 언데드 아빠 블러드도 사룡한테 덤비면 죽을 거라고 경고하면서 말려. 주변 사람들 다 현실적으로 위험 피하라고 하고, 도망치는 게 비겁한 게 아니라고 다독여주지.

근데 윌리엄은 다들 말리는데도 제일 위험하고 어려운 길을 선택해. 이 선택은 그냥 무모함이나 영웅 콤플렉스에서 나온 게 아니라, 엄청난 공포와 자기 안의 두려움 속에서 '용기가 뭔지' 스스로에게 증명하려는 처절한 과정이었어. 윌리엄은 두려움을 못 느껴봐서 자기한테 용기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용기는 두려움 없는 게 아니라, 두려움 느끼면서도 해야 할 일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거라는 걸 이 여정에서 깨달아가.

윌리엄의 이런 내면적 갈등이랑 성장 지켜보는 과정이 정말 인상적이었어. 화려한 액션 뒤에 숨은 '용기'라는 평범하지만 강력한 주제는 작품에 깊이를 더하고, 보는 사람도 '나는 두려움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진짜 용기가 뭘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만들어. 두려움 느끼는 평범한 인간으로서, 또는 안 느꼈던 자신에게서 용기를 찾아가는 윌리엄 모습은 많은 사람들한테 울림을 줬을 거야.

나약함을 넘어선 영웅과 캐릭터 관계

'변경의 팔라딘'의 이 파트에서 윌리엄이 보여준 영웅다움은 보통 판타지의 초인적인 영웅이랑은 달랐어. 압도적인 공포 앞에서 자기 약함과 평범함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걸 '인정하는 데서' 진짜 용기를 발휘했지. 자기가 전설 속 영웅처럼 특별하게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상처받고 두려워하는 평범한 인간임을 인정하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강한 적에게 도전하는 거야. 이런 '약함을 인정한 상태에서의 전진'이 윌리엄을 더 인간적이면서도 더 위대한 영웅으로 만들었어. 이런 모습이 단순히 힘으로 이기는 영웅이 아니라, 정신적인 강함과 도덕적인 용기를 보여준 거지. 심지어 적이었던 언데드 아빠 블러드도 그에게 존경심 표할 정도였으니까. 블러드가 윌리엄 보면서 '이제 너는 나를 넘어섰다'라고 인정하는 장면은 얼마나 대단한 성장을 했는지 보여주는 감동적인 순간이었어.

윌리엄의 용기 있는 모습은 동료 루한테도 큰 영향 줬어. 안전하게만 자라서 용기를 제대로 배울 기회 없었던 루는 윌리엄 옆에서, 그리고 철녹산에서 맞닥뜨린 생사의 위기 속에서 브레드가 말했던 '드워프의 진짜 용기'가 뭔지 깨달아. 특히 후반부에 드워프 왕국의 운명 걸고 최악의 장군급 악마랑 일대일로 붙는 장면에서 루가 보여준 용기와 투지는 그의 성장을 증명하는 순간이었지. 두려움 속에서도 왕국과 백성을 지키려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윌리엄과는 또 다른 종류의 영웅다움을 보여줬어.

 

이 외에도 캐릭터들 사이 관계 변화랑 앞으로의 미래 암시가 재밌게 그려졌어. 윌리엄을 아들처럼 아끼는 거스가 "연애는 어떻게 되가냐?"며 농담하는 장면 같은 소소한 일상적 대화가 캐릭터들을 더 인간적으로 만들었지. 또, 불사신 블러드가 윌리엄한테 "혹시 네가 죽어도 여자의 에코를 내려보내 자손 낳자"는 파격적인(?) 제안하는 장면은 신과 영웅 사이에 자손 태어나는 판타지 클리셰를 비틀면서도 앞으로 윌리엄한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게 만들었어.

 

이 철녹산 에피소드에선 메넬이랑 드워프 여전사 디네린드가 서로 좋아하는 듯한 장면도 있었고, 레이스토프랑 인간 여성 안나 사이도 미묘한 분위기 있는 등 다른 캐릭터들 로맨스 라인도 살짝 보였어. 윌리엄한텐 딱히 특별한 로맨스 없었지만, 블러드랑 그레이스필 대화를 통해 판타지 세계에선 강한 영웅이나 성인과 신(또는 신적 존재) 사이에서 특별한 아이가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어. 이게 앞으로 윌리엄이 어떤 존재로 발전할지, 그리고 그의 미래에 어떤 특별한 인연이 있을지에 대한 복선 같았어.

작품 진행될수록 캐릭터들 각자의 이야기가 더해지고, 서로 어떤 영향 주고받으며 관계 맺어가는지 보는 것도 '변경의 팔라딘'의 또 다른 매력인 것 같아. 장대한 모험 속에서 피어나는 인물들 관계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다음 시즌도 기다리게 만드는 요소지. 이번 이야기는 1기에서 인정받았던 좋은 작화와 캐릭터 입체감을 그대로 이어갔어. 각 인물의 감정선과 내적 갈등, 외적 성장까지 세밀하게 그려져서 이야기에 푹 빠져들 수 있었지. 흔히 '이 세계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틀에 갇히지 않고 고전 명작 판타지처럼 웅장한 세계관, 매력적인 캐릭터, 깊이 있는 주제의식 보여줬어. 이 세계 설정은 그냥 주인공 독특한 배경 설명하는 장치일 뿐, 작품의 핵심은 '정통 판타지' 그 자체였어.

 

다들, 혹시 요즘 나오는 판타지 작품들 중에서 좀 더 깊고 묵직한 이야기 찾고 있었다면, '변경의 팔라딘: 철녹산의 왕' 꼭 한번 봐봐! 오래된 판타지 소설 읽는 것 같은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용기'라는 평범하면서도 깊은 주제를 진지하게 파고드는 스토리가 특별한 감동 줄 거야. 압도적인 사룡과의 대결, 자기 약함 인정하고 진짜 영웅으로 거듭나는 주인공 성장, 그리고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최고의 시너지 내. 정통 판타지의 참맛 느끼고 싶다면 꼭 봐봐!